기온 마츠리는 일본의 3대 마츠리(도쿄의 칸다마츠리, 오사카의 텐신마츠리) 중 하나이다. 일본의 중요무형문화재이며,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에도 등록되어있다. 코로나 이전엔 기온마츠리로 40 ~ 50만명이 모일 정도로 큰 행사였다.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크고 작은 이벤트가 한 달간 열린다.
보통 장마가 시작되고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는 시기이다. 분지 형태의 교토에서 장마철 비가 내리다, 해가 나오기를 반복하면, 도시 전체에 온실 사우나가 되기도 하고, 장마가 끝나면 그 습도를 그대로 머금은 고온다습의 여름이 시작된다.
무더위 속에서도 천 년 이상을 이어온 기온 마츠리는 이 시기에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헤이안시대(794-1185년) 초기(869년)에 역병이 창궐해 불의의 죽음을 맞은 영혼을 달래기 위한 국가적 행사로 시작하였고, 더운 여름철 무병을 기원하며 액신을 멀리 쫒기를 기원한다는 바람이 담겨있었다.
지금도 고온다습한 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식중독이나 열사병 등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다. 특히나 3년 전에 시작된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우린 현재 사계절 자유롭지 못하다.
기온 마츠리도 코로나 영향으로 2020, 2021년은 일부 제사등 간결한 의식은 관계자들에 의해 진행되었으나, 메인 이벤트는 중단되어 없었다.
올해 3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된 것이다. 오히려 이걸 계기로 확산이 되는 건 아닌지 우려도 있지만, 그래도 열려서 다행이라는 목소리가 현지에서는 좀 더 큰 것 같다. 아무래도 관광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 도시에 3년 동안 관광객의 발이 끊겼으니 재정적자가 원래 심각했는데 더 가중되었다.
올해 메인이벤트 야마호코 순행과 전야제 동안 모여든 인파는 14만명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다녀온 느낌은 과거 40만명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열기가 아니었나 싶은 정도로 오랜만에 엄청난 인신인해를 이루었다.
길과 도로에 사람과 차가 적어지고, 오래된 가게들이 군데군데 없어지는 걸 보며 이대로 도시가 소멸하는 건 아닌가 걱정이었으나, 모처럼 이 오래된 도시에 생동감이 돌았다.
코로나바이러스, 원숭이두창 등 전염성 강한 질병들이 생겨나며,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보내는 날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지난 몇년간의 시간을 보내며 잘 알게 되었다.
역병을 진정시키고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길, 모두의 간절한 마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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